제약회사 QC와 QA 차이 — 품질 직무 완전정복

이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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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수혁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한미약품 등 13년+ 현직자 (MSAT·공정기술·QA)
메이저 제약사 5개사 최종합격 이력
생물학 교원자격증 보유

제약회사 취업 준비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QC와 QA가 뭐가 다른가요?”이다. 그런데 검색해서 나오는 답은 대부분 “QC는 품질관리, QA는 품질보증”에서 끝난다. 단어를 한글로 바꿔 준 것이지 답이 된 것은 아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약회사 품질 직무를 다룬다. 그 중에서도 “시험해서 합격이 나왔으면 된 것 아닐까? 왜 문서를 또 보는 걸까?” “법이 QC와 QA를 나눠 놓은 걸까?” “기준일탈이 나오면 재시험은 몇 번까지 할 수 있을까?” “제약회사 품질 직무에 자격증이 필요할까?” “QC에서 QA로는 가는데 그 반대는 왜 드물까?” 품질 직무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져 봤을 다섯 가지 궁금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제약회사 품질 업무는 크게 시험, 기록 검토, 조사, 출하 승인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네 가지를 순서대로 보면서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 가고, 마지막에 그것을 채용공고와 자기소개서의 언어로 옮기기로 하자.

용어부터 맞추고 가자. QC는 품질관리 (Quality Control), QA는 품질보증 (Quality Assurance)이다. 국내 법령은 이 둘을 합쳐 품질(보증)부서라고 부른다. 절차나 기준에서 벗어난 행위는 일탈 (deviation), 시험 결과가 규격을 벗어난 것은 기준일탈 (Out of Specification, OOS)이라고 따로 부른다. 그리고 제조 한 번에 만들어진 같은 품질의 묶음을 제조단위 (batch, lot)라고 하는데, 공고와 규정 원문에는 대개 batch로 적힌다. 이 구분들은 글 내내 쓰인다.

Table of Contents

품질관리 (Quality Control, QC)

먼저 QC부터 보자. 한 줄로 줄이면 정해진 방법으로 시험해서 규격과 대조하고 판정하는 일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시험 대상이 공정 전 구간에 걸쳐 있고, 시험 자체보다 시험을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관리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나씩 보자.

시험의 다섯 시점

원료와 자재가 들어올 때, 공정 중간에, 완제품이 나왔을 때, 그리고 출하한 뒤에도 시험은 계속된다.

구분 언제 시험하나 무엇을 판정하나
원자재 시험 원료·자재 입고 시 확인시험, 함량, 순도. 적합해야 제조에 투입 가능
공정중 시험 제조 공정 중간 공정이 관리 범위 안에 있는지. 다음 단계 진행 여부의 근거
완제품 시험 제조 완료 후 출하 전 제품 규격 전 항목. 출하승인의 시험 근거
안정성 시험 출하 후 유효기한까지 시간이 지나도 규격을 유지하는지. 유효기한의 근거
미생물·환경 시험 제조 전후와 상시 제품의 무균성과 미생물 한도, 제조용수와 작업장의 청정도

여기서 하나만 짚고 가자. 공정중 시험은 결과가 늦게 나오면 의미가 없다. 다음 공정이 이미 진행돼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QC의 실력에는 정확성뿐 아니라 납기가 들어간다. 시험실이 늦어지면 공장 전체가 선다. 시험실을 실험실과 같은 곳으로 상상하고 지원했다가 가장 크게 놀라는 지점이기도 하다.

안정성 시험

다음은 안정성 시험이다. 의약품에는 유효기한이 있는데, 그 숫자를 어떻게 정하는지부터 보자.

실제로 3년을 기다려 보는 것이 원칙이지만, 허가를 받으려고 3년을 기다릴 수는 없다. 그래서 온도와 습도를 높여 분해를 앞당겨 보는 가속시험을 함께 쓴다.

근거는 간단하다. 화학 분해는 온도가 오르면 반응 속도가 빨라진다. 그래서 높은 온도에서 몇 달간 일어난 변화가 상온에서 훨씬 긴 기간에 해당하는 변화를 미리 보여 준다. 다만 이것은 예측이고, 유효기한의 기준이 되는 것은 장기보존시험 결과다.

국제 가이드라인 ICH Q1A(R2)가 조건을 정해 두었다. 장기보존시험은 25±2℃/60±5% RH 또는 30±2℃/65±5% RH, 가속시험은 40±2℃/75±5% RH에서 6개월이다. 장기시험을 25℃ 조건으로 하다가 가속에서 유의성 있는 변화가 나타나면 30±2℃/65±5% RH의 중간조건 시험을 추가한다.

QC 안에 안정성 파트가 따로 있는 회사가 많은 이유가 여기 있다. 안정성 시험은 시험 자체보다 일정 관리가 핵심이다. 어느 제품의 몇 개월 차 검체를 언제 꺼내 어떤 항목을 시험해야 하는지가 몇 년 치 달력으로 깔려 있고, 한 시점을 놓치면 그 데이터는 되살릴 수 없다.

미생물 시험

미생물 시험은 성격이 또 다르니 따로 보자. 기기가 몇 분 만에 숫자를 뱉는 화학 시험과 달리, 배지에 넣고 자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무균시험이 대표적이다. 미국약전 <71>은 접종한 배지를 14일 이상 배양하도록 정하고 있다. 무균의약품 한 제조단위의 무균 여부를 확인하는 데 최소 2주가 걸린다는 얘기이다.

왜 이렇게 길까? 무균공정을 통과해 남았을 미생물은 살균 스트레스로 손상돼 있어 정상 상태보다 느리게 회복하고, 있다 해도 그 수가 극히 적기 때문이다. 며칠 만에 깨끗하다고 판정하면 늦게 자라는 균을 놓친다.

여기에 엔도톡신 시험 (<85>), 비무균 제품의 미생물 한도시험 (<61>, <62>)이 따라붙고, 무균 작업장의 부유균과 낙하균을 상시 측정하는 환경모니터링이 별도로 돌아간다.

이 시간 구조를 이해하면 생산 일정이 왜 그렇게 짜이는지가 보인다. 무균 제품은 완제품이 창고에 있어도 무균시험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출하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시험은 기기 조작이 아니라 무균조작과 배지 판독의 훈련을 요구한다. 채용공고에 미생물학 전공을 따로 명시하는 파트가 있는 것이 이 때문이다.

시험방법 밸리데이션

시험 결과를 믿으려면 시험 방법 자체가 먼저 믿을 만해야 한다. 길이를 재기 전에 자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과 같다. 그 검증이 시험방법 밸리데이션 (validation)이다.

국제 가이드라인 ICH Q2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정한다. 구판은 특이성, 직선성 (linearity), 범위, 정확성, 정밀성, 검출한계 (LOD), 정량한계 (LOQ)를 밸리데이션 항목으로 나열하고, 완건성 (robustness)은 그 표에 넣지 않은 채 시험방법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고려하라고만 적어 두었다.

2023년에 채택된 개정판 Q2(R2)는 이를 재편해 특이성·선택성, 범위, 정확성과 정밀성, 완건성의 네 갈래로 묶었다. 표 밖에 있던 완건성이 네 기둥 중 하나로 올라온 것이 이번 개정의 눈에 띄는 변화다. 직선성은 범위를 뒷받침하는 반응 특성으로, 검출한계와 정량한계는 범위 하한을 검증하는 항목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정확성 (Accuracy)과 정밀성 (Precision)의 차이는 면접에서 자주 나온다. 정확성은 참값에 얼마나 가까운가이고, 정밀성은 반복했을 때 얼마나 모이는가다. 과녁으로 치면 정확성은 화살이 중심에 있느냐이고, 정밀성은 화살들이 서로 붙어 있느냐다. 둘은 독립적이라 한쪽만 좋을 수 있다.

시험실 관리

마지막으로 시험실 관리를 보자. 신입 지원자가 가장 과소평가하는 구간이 여기다. QC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은 시험이 아니라 시험을 가능하게 하는 관리에 들어간다.

표준품과 시약을 등급별로 관리하고 유효기한을 추적한다. 시험기기와 계측기를 정해진 주기로 교정하고 기록을 남긴다. 검체를 접수하고 불출하고 남은 것을 폐기한다. 보관용 검체 (retention sample)를 채취해 정해진 조건에서 보관한다. 시험 기록이 정확한지 다른 사람이 다시 확인하는 중간검토를 거친다. 표준작업지침서 (SOP)를 제정하고 개정한다.

보관용 검체는 이름부터 낯설게 들릴 것으로 생각된다. 출하한 제품의 검체를 유효기한이 지나고 1년이 더 될 때까지 보관하도록 국내 GMP 기준이 정하고 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때 그 제조단위를 다시 시험해 보기 위해서다.

이 관리들이 없으면 시험 결과는 숫자일 뿐 근거가 되지 못한다. 국내 GMP 기준이 시험에서 얻은 모든 기록을 전자기록을 포함해 보존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첫 번째 궁금증, 시험해서 합격이 나왔으면 된 것 아닐까?

여기까지 읽었다면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이 있다. 시험을 이렇게까지 촘촘히 하는데, 합격이 나왔으면 그 제조단위는 좋은 제품 아닌가?

대답은 “No”다.

이유는 간단하다. 제조단위 하나에서 뽑는 검체는 전체의 극히 일부다. 정제 50만 정을 만들었다면 함량 시험에 들어가는 것은 그중 몇 정이다. 그 몇 정이 규격에 맞았다는 사실이 나머지 전부가 정상이라는 증명은 되지 못한다.

그래서 이 분야에는 자주 인용되는 원칙이 하나 있다. 품질은 시험으로 집어넣을 수 없고 설계로 만들어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 가이드라인 ICH Q8(R2)에 같은 취지의 문장이 그대로 들어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자. 제조 중에 온도가 30분 동안 관리 범위를 벗어났다가 돌아왔다고 하자. 완제품 함량 시험에서는 아무것도 안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 30분이 안정성에 영향을 줬을지는 시험으로 답할 수 없다. 답은 기록에만 있다.

그래서 규제는 시험 결과 위에 하나를 더 요구한다. 이 제조단위가 정해진 대로 만들어졌다는 증거다.

시험을 해서 성적서를 만드는 사람과, 그 성적서와 제조 기록을 겹쳐 읽고 출하를 결정하는 사람. 품질부서가 두 갈래로 갈라지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다.

제약회사 QC와 QA 업무 흐름도. 원자재 시험, 공정중 시험, 완제품 시험을 거쳐 시험성적서가 나오고, 제조기록서 검토를 거쳐 품질부서 책임자가 출하를 승인한다

그림 1. 제조단위 하나가 출하되기까지. QC는 물건을 붙잡고 QA는 과정을 붙잡으며, 두 갈래가 출하승인에서 만난다. (출처: 필자 작성)

품질보증 (Quality Assurance, QA)

QA 업무를 “문서 일”로 뭉뚱그리면 아무것도 설명되지 않는다.

다행히 국내 법령이 QA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거의 직무기술서 수준으로 적어 두었다.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별표 1의 품질(보증)부서 책임자 업무 조항이다. 아래 표는 그 조항의 항목을 뼈대로 삼고, 규정에 개별 항목으로 올라 있지는 않지만 실무에서 QA가 함께 맡는 일까지 묶은 것이다.

QA 업무 실제로 하는 일 공고에 적히는 표현
문서 관리 절차서·기준서·양식의 제개정과 승인, 유효본 관리 GMP 문서관리, QMS
제조기록서 검토 제조단위별 기록을 검토해 지시대로 만들어졌는지 확인 제조지시 및 기록서 검토
일탈·기준일탈 관리 사건 접수, 조사 주관, 영향 평가, 종결 승인 일탈관리, 기준일탈관리
CAPA 원인을 없애는 시정조치와 재발을 막는 예방조치 관리 CAPA 관리
변경관리 공정·설비·시험방법 변경의 사전 평가와 승인 변경관리
밸리데이션 주관 공정·세척·시험방법·컴퓨터시스템 밸리데이션 문서 승인 Validation, Qualification
제품품질평가 제품별로 일정 기간의 제조·시험 데이터를 모아 경향 검토 제품품질평가
자율점검 회사 스스로 자기 GMP를 점검하는 내부 감사 자율점검, Internal Audit
실사 대응 규제기관·고객사 감사 준비와 대응, 지적사항 조치 Audit/Inspection 대응
교육훈련 GMP 교육 계획과 이수 기록 관리 교육훈련
공급업체 관리 원자재 제조업자와 수탁업체 평가·승인 공급업체 관리, Vendor Audit
불만·회수 소비자 불만 처리와 회수 절차 주관 소비자불만, Recall
출하승인 시험성적서와 제조기록서를 종합해 출하 여부 결정 출하 검토, Batch Release

표가 길다. 그런데 이 표가 QA라는 직무의 정체를 그대로 보여준다. QA는 문서를 만드는 부서가 아니라, 회사가 스스로를 통제하는 장치를 운영하는 부서다. 몇 가지만 자세히 보자.

제조기록서 검토

제조기록서는 그 제조단위가 태어나서 포장될 때까지의 일대기다. 원료를 몇 킬로그램 달았는지, 누가 했는지, 몇 시에 했는지, 설비 번호가 무엇이었는지, 공정 파라미터가 얼마였는지가 시간 순으로 적혀 있다.

QA는 이 문서를 읽으며 세 가지를 본다. 지시대로 됐는가. 벗어난 것이 있다면 처리됐는가. 기록 자체가 온전한가.

세 번째가 의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빈칸이 있는가. 정정할 때 원래 값이 보이게 한 줄로 긋고 서명과 날짜를 남겼는가. 나중에 몰아서 적은 흔적은 없는가. 이것이 데이터 완전성 원칙 ALCOA+가 요구하는 것들이다.

다만 이 업무를 신입이 입사하자마자 단독으로 맡지는 않는다. 교육훈련과 자격부여를 거쳐 선임의 재검토를 받으며 시작하고, 그전에는 문서 유효본 관리와 자료 취합처럼 기록을 눈에 익히는 업무부터 맡는다.

일탈과 CAPA

일탈이 보고되면 QA는 조사를 주관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일어났는지, 제품 품질에 영향이 있는지, 다른 제조단위에도 같은 문제가 있는지를 따진다.

조사가 끝나면 조치가 따라온다. 여기서 시정조치 (Corrective Action)와 예방조치 (Preventive Action)를 구분한다. 시정조치는 이미 벌어진 일의 원인을 없애는 것이고, 예방조치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같은 원인으로 생길 수 있는 일을 막는 것이다. 둘을 묶어 CAPA라고 부른다.

실무에서 CAPA가 어려운 이유는 원인을 얕게 잡으면 조치도 얕아지기 때문이다. “작업자가 실수했다”에서 멈추면 조치는 “재교육”이 되고, 그 재교육은 대개 재발을 막지 못한다. 절차서가 헷갈리게 쓰여 있었는지, 양식에 그 칸이 없었는지, 설비가 실수를 유발하는 구조였는지까지 내려가야 조치가 힘을 갖는다.

변경관리

GMP 환경의 가장 낯선 규칙이 이것이다. 더 좋아지는 변경이라도 마음대로 못 한다.

공정 조건을 바꾸거나, 설비를 교체하거나, 원료 공급업체를 바꾸거나, 시험방법을 개선하려면 먼저 변경관리 절차를 밟는다. 무엇을 왜 바꾸는지, 제품 품질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허가사항과 어긋나지 않는지, 밸리데이션을 다시 해야 하는지를 평가하고 승인을 받은 뒤에야 바꾼다.

불편해 보이지만 이유가 있다. 의약품은 허가받은 조건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판매 허가를 받은 물건이다. 조건이 바뀌면 그 약속이 흔들린다. 개선 의욕이 강한 지원자일수록 이 감각을 미리 익혀 두는 편이 좋다.

제품품질평가 (Product Quality Review)

개별 제조단위는 다 합격했는데 1년치를 늘어놓으면 함량이 서서히 한쪽으로 밀리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은 제조단위 하나만 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제품별로 일정 기간의 데이터를 모아 검토하는 절차가 있다. 국내에서는 제품품질평가라고 부르고, 유럽 GMP 1장은 통상 매년 실시하고 문서화할 것을 요구한다. 원자재, 공정중 관리와 완제품 결과, 규격을 벗어난 제조단위와 그 조사, 중요한 일탈과 그 CAPA의 유효성, 공정과 시험방법의 변경 이력이 검토 항목에 들어간다.

QA 신입에게 자료 취합 몫이 먼저 떨어지는 업무이기도 하다. 여러 부서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표와 그래프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제품과 공정 전체가 눈에 들어온다. 경향의 해석과 결론은 선임과 책임자가 쓴다.

데이터 완전성 (Data Integrity)

지난 10년 사이 규제 지적의 무게중심이 옮겨 갔다. 시험을 잘못한 것보다 기록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QA 안에 데이터 완전성과 컴퓨터시스템 밸리데이션을 전담하는 자리가 생겼다. 전자 기록의 감사 추적을 검토하고, 시험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덮어쓸 수 있는 권한이 열려 있지 않은지 점검하고, LIMS나 MES 같은 시스템이 검증된 상태로 운영되는지를 관리한다. 실제로 이 업무만 따로 뽑는 공고가 나온다.

ALCOA+ 원칙은 이 영역의 언어다. Attributable, Legible, Contemporaneous, Original, Accurate의 앞 글자를 딴 말에 Complete, Consistent, Enduring, Available이 더해진 것이다. 기록은 누가 했는지 알 수 있어야 하고, 읽을 수 있어야 하고, 그 자리에서 동시에 남겨야 하고, 원본이어야 하고, 정확해야 한다. 여기에 완전할 것, 일관될 것, 오래 보존될 것, 필요할 때 꺼내 볼 수 있을 것이 더해진다. 이 주제를 더 파고 싶다면 Data Integrity와 ALCOA+를 정리한 글을 이어서 읽으면 된다.

두 번째 궁금증, 법이 QC와 QA를 나눠 놓은 걸까?

여기서 지원자 대부분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을 하나 짚고 가자.

대답은 “아니다”이다. QC와 QA는 법이 나눈 부서가 아니다.

국내 GMP 기준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별표 1에 들어 있다. 그 조직 조항이 요구하는 것은 딱 하나의 분리다. 제조소에 서로 독립된 제조부서와 품질(보증)부서를 두고 각각 책임자를 두어야 하며, 두 자리를 겸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법이 그은 선은 제조와 품질 사이에 있다. QC와 QA 사이가 아니다.

그러면 QC는 법령 어디에 있을까? 조직 조항이 아니라 업무 조항에 있다. 같은 별표 1의 시험관리 항목이 시험성적서 작성, 적합 판정된 것만 사용·출하할 것, 시험 기록을 검토하는 중간검토자를 둘 것, 시험에서 얻은 모든 기록을 보존할 것, 시험기기를 정기적으로 교정할 것, 보관용 검체를 채취해 보관할 것을 요구한다.

즉 우리가 QC라고 부르는 것은 법이 만든 조직이 아니라 회사가 그 업무를 묶어 만든 팀이다. 품질부서 안을 QC팀과 QA팀으로 쪼갤지, 하나로 둘지는 회사의 조직 설계다.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한 사람이 둘 다 하는 경우가 흔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서 하나 짚어 두자. 유럽 GMP가 6장을 통째로 품질관리 (Quality Control)에 배정하고 있으니 QC도 규제가 정한 조직 아니냐는 반문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 6장이 말하는 품질관리는 검체 채취와 규격, 시험뿐 아니라 조직과 문서, 출하 절차까지 아우르는 기능의 이름이지, 우리가 시험실을 가리켜 부르는 QC팀이 아니다. 규제 문서의 QC는 회사가 QC팀이라고 부르는 범위보다 넓다.

그런데 왜 대부분의 회사가 나눌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일의 성격이 너무 다르다. 시험은 손과 기기와 재현성의 일이고, 문서 검토와 조사는 읽고 따지고 설득하는 일이다. 같은 사람이 오전에 HPLC를 돌리고 오후에 실사 대응 답변서를 쓰기는 어렵다.

둘째, 견제가 필요하다. 시험한 사람이 자기 시험 결과를 스스로 최종 승인하면 확인 절차가 성립하지 않는다. 시험실 안에도 시험자와 별도로 중간검토자를 두라는 요구가 이미 있고, 그 논리를 조직 단위로 확장한 것이 QC와 QA의 분리다.

유럽 GMP 2장은 이 구조를 명시적으로 인정한다. 제조 책임자와 품질관리 책임자가 서로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회사의 규모와 조직 구조에 따라 품질보증 책임자를 별도로 둘 수 있다고 덧붙인다. 나누는 것은 선택이고, 제조로부터 독립하는 것은 의무다.

품질부서의 독립성

품질부서의 독립성을 회사 분위기 문제로 아는 지원자가 많다. 그렇지 않다.

국내 법령은 세 겹으로 못 박아 두었다. 제조부서 책임자와 품질(보증)부서 책임자의 겸직을 금지하고, 약사법은 제조관리자가 해당 제조소의 제조 관리 업무 외의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고 정하며, 제조업자가 제조관리자의 관리 업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왜 이렇게까지 할까? 출하 압박은 언제나 생산 쪽에서 오기 때문이다. 납기가 밀리고 재고가 비어 가는 상황에서 “이번만 넘어가자”는 말이 나오는 것을 막으려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의 자리가 제도로 보호돼야 한다. 품질부서의 독립성은 그 사람이 강직해서가 아니라 법이 그렇게 설계했기 때문에 유지된다.

기준일탈 (Out of Specification, OOS)

QC와 QA가 가장 팽팽하게 만나는 장면이 하나 있다. 시험 결과가 규격을 벗어났을 때다.

이 상황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그 회사 품질 수준의 척도이고, 면접에서도 자주 나온다.

일탈, 기준일탈, 편향

먼저 용어를 구분하자.

일탈 (deviation)은 제조나 품질관리 과정에서 미리 정해진 기준을 벗어나 이루어진 행위다. 공정 온도가 범위를 벗어났다거나, 절차서에 없는 순서로 작업했다거나, 기록을 제때 남기지 못한 경우가 여기 해당한다.

기준일탈 (Out of Specification, OOS)은 시험 결과가 규격을 벗어난 것이다. 예를 들어 함량 규격이 95.0~105.0%로 설정된 제품에서 93.8%가 나온 상황이다.

국내 GMP 기준은 이 두 용어를 정의 조항에 각각 올려 두고, 시험관리와 제품품질평가 조항에서는 “일탈, 기준일탈 또는 편향”이라고 세 단어를 나란히 놓아 조사 대상으로 삼는다. 편향 (Out of Trend, OOT)은 규격 안에 있으나 평소 경향에서 벗어난 결과를 가리키는 자리에 쓰인다.

세 가지를 뭉뚱그려 “이탈”이라고 말하면 현직자 귀에는 바로 걸린다. 용어를 구분해 쓰는 것만으로 준비된 인상을 준다.

1단계, 시험실 조사

이 대목은 면접에서 가장 자주 물어보는 곳이니 순서를 하나씩 따라가 보자.

기준일탈이 나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 제품을 폐기하는 것이 아니다. 시험실을 의심한다.

왜 시험실부터일까? 한번 나온 시험 결과는 일단 유효한 것으로 취급되고, 그것을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는 근거는 사실상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시험 과정에 원인이 있었다는 것을 밝혀내는 것이다. 그래서 시험실을 먼저 보는 것은 제품을 봐주려는 절차가 아니라, 무효화를 정당화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를 먼저 확인하는 절차다.

미국 FDA는 기준일탈 조사 가이던스에서 조사를 두 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시험실 조사다. 시약을 잘못 썼는지, 기기 교정이 유효했는지, 계산에 오류가 있었는지, 시험자가 절차를 지켰는지를 확인한다.

1단계의 첫머리에 오는 것이 따로 있다. 보고와 보존이다. 결과가 나오면 시험자가 상급자에게 먼저 알리고, 검체와 원자료를, 시험 용액도 안정한 것이면 그대로 묶어 둔다. 이것이 안 되면 조사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명백한 시험실 오류가 확인되면 그 결과는 무효로 하고 재시험한다. 다만 무효화 판단과 재시험 실시를 시험자가 혼자 정하지는 못한다. 조사 결과를 근거로 남기고 품질부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2단계, 전면 조사

시험실 오류가 확인되지 않고 결과가 정확해 보이면, 조사는 2단계로 넘어간다. 전면 조사다.

이제 제조 공정을 본다. 그 제조단위의 제조기록서를 다시 읽고, 원료 로트를 확인하고, 같은 시기에 만든 다른 제조단위는 어땠는지 비교하고, 필요하면 다른 제품까지 영향 범위를 넓힌다.

여기서부터는 QC 혼자 할 수 없다. QA가 조사를 주관하고 제조부서가 들어온다. 앞의 QA 업무 표에 있던 “일탈·기준일탈 관리”가 바로 이것이다.

기준일탈 OOS 조사 흐름도. 결과 발생 후 보고와 검체 보존, 1단계 시험실 조사를 거쳐 오류가 확인되면 무효화와 재시험, 확인되지 않으면 2단계 전면 조사로 넘어간다

그림 2. 기준일탈 조사의 순서. 재시험이 아니라 보고와 보존, 그리고 조사가 먼저 온다. (출처: FDA 기준일탈 조사 가이던스를 바탕으로 필자 작성)

세 번째 궁금증, 기준일탈이 나오면 재시험은 몇 번까지 할 수 있을까?

기준일탈에서 지원자가 가장 오해하는 지점이 재시험이다. 값이 이상하니 다시 재 보면 되는 것 아닌가 싶다.

재시험은 허용된다. 다만 조건이 붙는다. 합격이 나올 때까지 반복하는 것은 조사가 아니라 결과 고르기다.

그래서 재시험용 검체는 원래 채취했던 균질한 검체에서 가져와야 하고, 재시험을 몇 회까지 할지는 미리 절차서에 정해 두어야 한다.

같은 가이던스는 통계적 이상치 (outlier) 처리에 대해서도 선을 긋는다. 화학 시험처럼 검체가 균질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 이상치 검정은 데이터에 대한 통계 분석일 뿐 극단값의 원인을 알려 주지 않으므로 의심스러운 결과를 무효화하는 근거로 쓸 수 없다고 명시한다. 함량 균일성이나 용출처럼 제품의 변동 자체를 평가하는 시험에서는 아예 적용되지 않는다.

정리하면 이렇다. 기준일탈이 나왔을 때 순서는 보고와 보존 → 시험실 조사 → (오류 확인 시) 승인 후 무효화·재시험 / (미확인 시) 전면 조사다. 재시험을 먼저 말하는 답과 보고와 보존을 먼저 말하는 답은 면접에서 완전히 다르게 들린다.

출하 승인 (Batch Release)

앞의 QA 업무 표에서 마지막 줄이 출하승인이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그 한 줄을 마저 보자. 이것이 품질부서가 존재하는 이유를 가장 압축해서 보여준다.

국내 GMP 기준은 이렇게 정한다. 품질(보증)부서 책임자는 시험성적서와 제조단위별 제조기록서의 내용을 검토하고 제품의 출하를 승인한다. 완제품의 출하승인을 위한 평가는 제조기록서와 시험 결과를 종합하여 판정한다.

종합이라는 단어가 핵심이다. 시험만으로도 안 되고 기록만으로도 안 된다.

나라가 달라도 구조는 같다. 유럽은 이 역할을 자격을 갖춘 사람 (Qualified Person, QP)에게 맡긴다. 유럽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완제품 제조단위는 출하 전에 QP의 인증을 거쳐야 하며, 그 인증은 해당 제조단위가 GMP와 허가사항에 맞게 제조·검사됐음을 확인하는 행위다.

미국은 품질부서에 승인·거부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연방규정 21 CFR 211.22는 품질부서가 완제품을 승인하거나 거부할 권한과 제조 기록을 검토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표현은 달라도 구조는 하나다. 제조한 조직이 스스로 출하를 결정하지 못하게 하고, 시험 결과와 제조 기록을 함께 본 사람만 그 결정을 하게 한다.

채용공고 읽는 법

여기까지 오면 문제가 하나 남는다. 공고에 적힌 이름과 실제 업무가 잘 안 맞는다는 것이다.

QC 공고의 갈래

QC 공고를 읽을 때 “품질관리”라는 제목만 보면 안 된다. 담당업무 항목에 적힌 단어가 실제 하게 될 일이다.

공고에 적히는 표현 실제 하는 일 어울리는 전공·경험
이화학시험, 기기분석 HPLC, GC, UV, FT-IR 등으로 함량·순도 시험 화학, 화학공학, 분석화학 실험 경험
미생물시험, QC Micro 무균시험, 미생물 한도, 동정, 환경모니터링 미생물학, 무균조작 실습 경험
안정성시험, 안정성 프로그램 보관 검체 인출 일정 관리와 시점별 시험 장기 일정 관리와 데이터 정리 경험
원자재시험, 원료시험 입고 원료·자재 확인시험과 판정 약전 규격 읽기, 분석 기초
시험법 밸리데이션, Method Validation 시험방법 밸리데이션과 시험방법 기술이전 통계 기초, 문서 작성 역량
검체 접수·불출, QC System 검체 관리, 문서·기기 관리, 시험실 운영 기록 체계를 만들어 본 경험

공고 제목과 실제 업무

혼동하기 쉬운 경우가 몇 가지 있다.

제목이 “품질관리”인데 담당업무에 변경·일탈·문서·감사가 적혀 있으면 그것은 QA다. 제목이 “품질보증”인데 밸리데이션과 적격성평가만 적혀 있으면 QA 중에서도 밸리데이션 담당이다. 제목이 “품질보증”인데 허가·갱신·등록이 있으면 그 회사는 QA가 인허가 (Regulatory Affairs, RA)를 겸하는 조직이다. 중견 제약사에서 자주 보이는 구성이다.

가장 자주 헷갈리는 것이 밸리데이션이다. 이 말 자체가 낯설다면 밸리데이션이란 무엇인지 정리한 글을 함께 열어 두고 읽어도 좋다. 밸리데이션은 회사에 따라 QA 안에 있기도 하고, 별도 팀이기도 하고, 생산기술 쪽에 붙기도 한다.

국내 법령은 밸리데이션을 품질(보증)부서 책임자가 승인하고 주관할 사항으로 두되,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별도의 관리자를 지정할 수 있게 열어 두었다. 조직도가 회사마다 다른 법적 근거가 여기에 있다.

공고를 읽는 순서

공고를 읽는 순서는 이렇다. 제목이 아니라 담당업무를 먼저 읽는다. 그다음 자격요건에서 전공과 학위를, 우대사항에서 회사가 진짜 원하는 것을 읽는다.

우대사항은 그 자리가 지금 무엇 때문에 비어 있는지를 알려 주는 칸이다. 실사 대응 경험이 우대사항에 있으면 그 회사는 실사를 앞두고 있고, 특정 시스템 사용 경험이 있으면 그 시스템을 막 도입했거나 운영에 손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한 가지 더. 회사에 따라 품질 직무를 정기 신입 공채로 뽑지 않고 수시채용으로만 뽑는 곳이 있다. 대졸 신입 공채 공고에 품질 직무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공채 시즌을 기다리다 보면 그 사이에 열렸다 닫힌 수시 공고를 통째로 놓친다. 채용 절차 전반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제약회사 채용절차를 정리한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다.

네 번째 궁금증, 제약회사 품질 직무에 자격증이 필요할까?

자격증 이야기부터 짚고 가자. 취업 커뮤니티에서는 화공기사나 품질경영기사가 자주 언급되고, 한 번쯤 목록을 만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공고를 모아 놓고 우대사항 칸만 읽어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대답은 “대체로 아니다”이다. 자격증이 감점 요소라는 뜻이 아니라, 공고가 실제로 요구하는 칸에 그 이름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대형 제약사와 위탁생산 회사의 품질 직무 공고에서 그 자리에 반복해서 적혀 있는 것은 넷이다.

첫째, 영어다. “영어 능통자”, “영어 커뮤니케이션 가능”, “영어 읽기·쓰기 우수”로 표현된다. 회화 자격의 기준은 회사마다 다르니 공고를 봐야 하지만, 규제 문서 원문을 읽는 연습은 지금 바로 할 수 있다.

둘째, 시스템 사용 경험이다. LIMS, QMS, EDMS, MES, CSV(컴퓨터시스템 밸리데이션) 같은 이름이 나온다. 신입이 이 시스템들을 써 봤을 리는 없다. 대신 실험실에서 기록 체계를 직접 만들어 본 경험이 같은 자리를 채운다.

셋째, 문서 역량이다. “보고서 작성 능력”으로 적힌다. 실험 보고서를 목적·방법·결과·판단 구조로 쓰는 훈련이 그대로 대응한다.

넷째, 통계다. “통계 역량 우수자”까지만 적혀 있는 경우가 많은데, 평균과 표준편차, 경향 판단 정도의 기초와 도구 사용을 말한다.

자격증 준비에 몇 달을 쓸 계획이라면, 그 시간의 일부를 규제 문서 원문을 읽는 데와 자기 실험 경험을 품질 업무의 언어로 다시 쓰는 데 쓰는 편이 지원 서류에 더 직접적으로 남는다. 이미 자격증이 있다면 지울 필요는 없지만, 그것이 서류를 통과시켜 주리라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다. 회사와 직무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지원하려는 회사의 최근 공고 서너 개는 직접 열어 확인할 일이다.

영어가 왜 계속 나오는지도 짚고 가자. 품질 업무의 근거 문서가 대부분 영어이기 때문이다. ICH 가이드라인, 유럽 GMP, 미국 연방규정, 약전이 다 영어로 되어 있고, 번역본이 있어도 판단이 갈리는 대목에서는 원문을 본다. 여기에 해외 규제기관 실사나 고객사 감사가 붙으면 영어로 직접 대응해야 한다.

나는 어디에 지원해야 하나?

이제 결정의 문제다. 두 직무를 나란히 놓고 자기 자리를 찾아본다.

구분 QC (품질관리) QA (품질보증)
대상 물건. 원료·반제품·완제품 검체 체계. 절차, 기록, 사람, 설비
주된 행위 시험과 판정 검토와 승인
산출물 시험성적서, 시험 기록 검토 서명, 조사 보고서, 승인
결과가 나오는 속도 이화학은 당일에서 며칠, 무균시험은 14일 이상. 안정성만 몇 년짜리 일정으로 돌아감 몇 주에서 몇 달
필요한 강점 기기 조작, 반복 정확성, 납기 감각 문서 독해, 논리 구성, 설득
같이 일하는 상대 시험실 동료, 생산, QA 생산, QC, 개발, 규제기관, 고객사
학위 요건 경향 공고에 따라 전문학사 트랙도 존재 대체로 학사 이상
성장 방향 분석 전문가, 시험실 관리자, 이후 QA 전환 품질시스템 전문가, 실사 대응, 품질 책임자

단순하게 나누면 이렇다. 실험이 재밌었고, 기기를 만지는 것이 싫지 않고, 오늘 한 일의 결과가 오늘 나오는 편이 좋다면 QC다. 실험 자체보다 실험 설계와 기록 정리가 더 재밌었고, 남의 결과를 읽고 빠진 것을 찾아내는 데 흥미가 있고, 왜 이 절차가 이렇게 생겼는지가 궁금하다면 QA다.

한 가지 현실적인 조건이 붙는다. QA는 남의 일을 판단하는 자리다. 생산 부서에 이 기록은 이대로 넘길 수 없다고 말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갈등을 감수하고 근거로 말하는 것이 견딜 만한지가 실제 적성의 갈림길이다.

전공은 어디로 이어질까. 공고에 반복해서 나오는 전공은 대체로 같다. 생물학, 생명공학, 미생물학, 생화학, 화학, 화학공학, 약학, 제약공학이다. 다만 파트에 따라 무게가 다르다. 화학과 분석 실험 경험이 많으면 QC 이화학·기기분석 쪽이 유리하고, 미생물학 전공은 QC 미생물 파트에서 별도로 명시되는 경우가 많아 경쟁 구도가 다르다.

생명공학·제약공학은 양쪽 모두 열려 있다. 그래서 이 전공은 지원서에 한 문장을 더 써야 한다. 전공 실험 중 어느 것이 시험하고 판정하는 일에 가까웠는지, 어느 과제가 절차와 기록을 만드는 일에 가까웠는지를 지목하고 그쪽을 골랐다고 쓰면 된다.

QA는 신입이 못 가는 자리인가 하는 질문도 자주 나온다. 그렇지 않다. 신입 지원이 가능한 품질보증 공고는 꾸준히 나온다. 다만 QC보다 학사 이상을 요구하는 비중이 높고 경력자를 함께 뽑는 공고가 많아 체감 문턱이 높을 뿐이다. 그러니 QA 공고는 열리는 즉시 내되 그것만 기다리지 말고, 두 공고를 같은 비중으로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다섯 번째 궁금증, QC에서 QA로는 가는데 그 반대는 왜 드물까?

실무에서 흔한 경로는 QC에서 시작해 몇 년 뒤 QA로 옮기는 것이다. 반대 방향은 드물다. 이유가 있다.

QA 업무를 다시 떠올려 보자. 제조기록서를 검토하려면 그 기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한다. 기준일탈 조사를 주관하려면 시험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한다. 시험실 오류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면 시약과 기기와 조작 순서가 결과를 어떻게 흔드는지 몸으로 알아야 한다.

시험실 경험이 QA 업무의 재료가 되는 구조다. 반대로 QA에서 쌓은 문서 역량은 시험 숙련도를 만들어 주지 못한다. 방향이 한쪽으로 흐르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래서 QA를 최종 목표로 두고 QC로 입사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다. 다만 면접에서 이것을 그대로 말하면 안 된다. QC를 거쳐 가는 자리로 여긴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순서를 바꾸면 같은 계획이 다르게 들린다. “장기적으로 QA를 하고 싶습니다”로 시작하면 지금 지원한 자리가 수단이 되고, “시험 결과와 그 근거 기록을 직접 만드는 일부터 익히고 싶습니다”로 시작한 뒤 그 경험이 나중에 어디에 쓰이는지를 덧붙이면 계획이 된다. 포부는 뒤에 놓아야 힘을 갖는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으로 옮기기

지금까지가 직무 지식이다. 마지막으로 이것을 지원 서류의 언어로 옮기는 이야기를 하자.

근거로 인정받는 세 가지

자기소개서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근거의 목록이다. 품질 직무에서 근거로 인정받는 것은 셋이다.

첫째, 직접 시험하고 기록해 본 일과 그 결과. 규모는 상관없다. 학부 정량분석 실험도 소재가 된다. 검량선이 한 번에 안 잡혀 표준용액을 다시 조제해 본 경험은 대부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좋은 소재의 조건은 하나다. 결과가 예상과 달랐을 때 무엇을 했는지가 들어 있어야 한다. 검량선의 상관계수가 낮게 나왔을 때 표준용액 조제부터 다시 점검했다거나, 같은 검체를 반복 측정했는데 값이 흩어져서 원인을 좁혀 갔다거나 하는 이야기다. 이것이 QC 업무의 사고방식 그 자체다.

둘째, 규제가 왜 그렇게 요구하는지에 대한 이해. 조항 번호를 외우라는 뜻이 아니다. 왜 시험한 사람과 검토하는 사람이 달라야 하는지, 왜 기록을 나중에 몰아서 적으면 안 되는지, 왜 좋아지는 변경도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이 질문들에 자기 문장으로 답할 수 있으면 된다.

셋째, 지원 회사의 제품 형태에 대한 파악. 무균 주사제를 만드는 회사라면 무균시험과 환경모니터링의 비중이 크고, 경구 고형제라면 용출과 함량 균일성이 중심이다. 위탁생산 회사라면 고객사마다 다른 규격과 문서 체계를 맞추는 일이 업무의 축이 된다.

감점되는 세 가지 표현

세 가지를 미리 걸러 두자.

성격 형용사. 꼼꼼하다, 책임감이 강하다, 정직하다. 세 문장 다 심사자가 확인할 방법이 없다. 확인 가능한 것은 행동과 결과뿐이다. 조 실험에서 조원마다 단위와 유효숫자가 다른 것을 발견해 기록 양식을 통일했다는 문장 하나가, 꼼꼼하다는 다섯 문장보다 강하다.

“바로 투입될 수 있습니다.” GMP 시험실에서는 시험자 자격부여를 거쳐야 공식 시험을 맡는다. 이 표현은 절차를 모르고 쓴 말로 읽힌다. 기여는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이 어느 업무에서 쓰이는지를 지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해했습니다”, “공부했습니다”. 이해와 공부는 지원자 모두가 했다. 면접관이 듣고 싶은 것은 그 지식으로 무엇을 해 봤느냐다.

같은 질문, 두 개의 답

“QC와 QA의 차이를 설명해 보세요.” 품질 직무 면접에서 거의 반드시 나오는 질문이다.

흔한 답 — “QC는 품질관리로 시험을 담당하고, QA는 품질보증으로 문서와 시스템을 관리합니다.”

틀린 말은 없다. 그런데 이건 사전의 정의이고, 면접관은 오늘만 열 번 들었다. 여기서 대화가 끝나면 변별력이 안 생긴다.

나은 답 — “QC는 검체를 시험해 물건이 규격에 맞는지 판정하고, QA는 그 제조단위가 절차대로 만들어졌는지를 기록으로 검토해 출하 여부를 판단합니다.
시험하는 검체는 제조단위의 일부여서 시험만으로는 나머지를 보장하지 못하고, 그래서 최종 출하승인은 시험 결과와 제조기록을 함께 본 품질부서 책임자가 서명합니다.
저는 학부 정량분석 실험에서 같은 검체의 반복 측정값이 흩어졌을 때 표준용액 조제와 피펫 조작 순서로 원인을 좁혔는데, 조작 조건을 적어 두지 않은 회차는 원인을 되짚지 못했습니다. 시험 결과는 근거 기록이 함께 남아 있어야 판단의 재료가 됩니다. 입사하면 그 기록부터 정확히 남기겠습니다.”

차이는 지식의 양이 아니다. 정의를 말한 뒤 왜 둘이 나뉘어 있는지로 내려가고, 그 원리가 드러난 자기 경험을 사실로 붙였다는 것이다. 이 연결이 있으면 다음 질문이 지원자의 경험 쪽으로 열린다.

모르는 질문 앞에서

품질 직무 면접에는 현직자가 들어온다. 준비 범위 밖의 질문은 반드시 나온다고 봐야 한다.

아는 척은 가장 빠른 탈락 경로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되, 자기가 실제로 해 본 방식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이면 된다. “그 시험은 다뤄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제 실험에서 결과가 흔들렸을 때는 시약과 표준용액, 기기 상태, 조작 순서 순으로 확인했는데, 같은 순서로 접근하겠습니다.”

모른다고 말한 뒤 접근 순서를 대는 데까지가 한 세트다. 순서를 대지 않고 모른다고만 하면 답이 거기서 끊긴다.

요약과 자주 묻는 질문

시험해서 합격이 나왔으면 된 것 아닐까?

아니다. 제조단위 하나에서 뽑는 검체는 전체의 극히 일부여서, 그 일부가 규격에 맞았다는 사실이 나머지 전부가 정상이라는 증명은 되지 못한다. 그래서 규제는 시험 결과 위에 “정해진 대로 만들어졌다”는 증거를 요구하고, 그 증거를 검토하는 자리가 QA다. 품질은 시험으로 집어넣을 수 없고 설계로 만들어 넣어야 한다는 ICH Q8(R2)의 원칙이 여기서 나온다.

법이 QC와 QA를 나눠 놓은 걸까?

아니다. 국내 GMP 기준이 요구하는 분리는 제조부서와 품질(보증)부서 사이의 겸직 금지이고, QC와 QA 사이가 아니다. QC 업무는 조직 조항이 아니라 시험관리 조항에 업무 기준으로 들어 있다. 품질부서 안을 QC팀과 QA팀으로 나눌지는 회사의 조직 설계이며, 대부분 나누는 이유는 일의 성격이 다르고 시험한 사람이 자기 결과를 스스로 승인하면 견제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준일탈이 나오면 재시험은 몇 번까지 할 수 있을까?

미리 절차서에 정해 둔 횟수까지만 할 수 있다. 순서도 정해져 있다. 결과가 나오면 먼저 보고하고 검체와 원자료를 보존한 뒤, 1단계 시험실 조사로 시험 과정에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고, 오류가 확인되지 않으면 제조기록과 원료까지 범위를 넓혀 2단계 전면 조사로 넘어간다. 무효화 판단과 재시험 실시는 시험자가 혼자 정하지 못하고 품질부서 승인을 받아야 하며, 통계적 이상치 검정으로 화학 시험의 의심 결과를 무효화할 수는 없다.

제약회사 품질 직무에 자격증이 필요할까?

대형 제약사와 위탁생산 회사의 품질 직무 공고에서는 기사 자격증이 우대사항에 잘 오르지 않는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은 영어 능력, LIMS·QMS·EDMS·MES 같은 시스템 사용 경험, 보고서 작성 역량, 통계 기초다. 회사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지원하려는 회사의 최근 공고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이미 자격증이 있다면 지울 필요는 없지만, 그것이 서류를 통과시켜 주리라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다.

QC에서 QA로는 가는데 그 반대는 왜 드물까?

제조기록서 검토와 기준일탈 조사에 시험실 경험이 그대로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시험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시험실 오류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 반대로 QA에서 쌓은 문서 역량은 시험 숙련도를 만들어 주지 못한다. 그래서 QA를 목표로 두더라도 QC 경험은 손해가 되지 않으며, 두 공고를 같은 비중으로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QC와 QA는 결국 무엇이 다른가?

QC는 물건을 붙잡고 QA는 과정을 붙잡는다. QC는 검체를 시험해 규격에 맞는지 판정하고 시험성적서를 만들고, QA는 그 제조단위가 승인된 절차대로 만들어졌는지를 제조기록서로 확인한 뒤 시험 결과와 종합해 출하 여부를 결정한다. 대상이 물건이면 QC, 체계이면 QA로 구분하면 대체로 맞다.

QA는 신입도 지원할 수 있을까?

지원할 수 있다. 신입 지원이 가능한 품질보증 공고가 꾸준히 나온다. 다만 QC보다 학사 이상을 요구하는 비중이 높고, 경력자를 함께 뽑는 공고가 많아 체감 문턱은 높다. 신입이 QA로 시작하면 문서 유효본 관리, 교육훈련 기록, 제품품질평가 자료 취합처럼 회사 전체를 빠르게 파악하는 업무부터 맡는다.

참고문헌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별표 1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약사법 제36조(의약품등의 제조관리자), 제37조(의약품등의 제조 관리의무)

ICH Q1A(R2) Stability Testing of New Drug Substances and Products (2003)

ICH Q2(R1) Validation of Analytical Procedures: Text and Methodology / ICH Q2(R2) Validation of Analytical Procedures (2023)

ICH Q8(R2) Pharmaceutical Development (2009)

EudraLex Volume 4, EU GMP Part I Chapter 1 (Pharmaceutical Quality System), Chapter 2 (Personnel), Chapter 6 (Quality Control), Annex 16 (Certification by a Qualified Person and Batch Release)

21 CFR Part 211 §211.22 (Responsibilities of quality control unit)

FDA, Investigating Out-of-Specification (OOS) Test Results for Pharmaceutical Production — Guidance for Industry, Revision 1 (2022)

USP General Chapters <71> Sterility Tests, <85> Bacterial Endotoxins Test, <61>·<62> Microbiological Examination of Nonsterile Products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품질 직무 채용공고 14건 (2024~2026년 공개 공고의 담당업무·자격요건·우대사항 항목)

품질 직무의 배경이 되는 GMP가 무엇인지 정리한 글과, 통념이 아니라 공고 기준으로 준비 범위를 잡을 때 참고할 제약회사 스펙 정리를 이어서 읽으면 준비 범위가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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